[박경리 작가 독서챌린지 토지6기] 35주차

2025. 11. 17. 03:33생각하기

  • 박경리 작가 독서챌린지 토지6기
  • 35주차 : 5부 3권 (토지 18) [3편] 1장. 소식   ~ [3편] 4장. 적과 흑

 전쟁은 점점 격화되고 있으며, 마침내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면서 전선은 확대되었다. 이로 인해서 조선인들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간다. 서로가 적인 것 같고, 누구도 믿지 못하는 그런 세상. 계명회 사건으로 징역살이를 했던 이들 또한 사상범 예방구금에 걸려서 다시 투옥된 것인데, 이들 주변에 있던 '임명빈'은 그 들과 함께 하지 못함을 죄스러워하며 스스로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를 보고 있는 '명희'는 자신의 처지도 나을 것이 없으나, 오빠의 삶을 되돌아보면 그도 딱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명빈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눈 가장자리가 꺼무스름했고 얼굴 근육은 극도로 이완되어 모조리 아래로 훑어져 내려온 듯, 나이에 비하여 너무나도 늙은 모습이다. 적(敵)이든 고난이든 대결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그 대결 이상의 불행이라는 것을 명희는 불현듯 깨닫는다. 삶의 의욕을 철저하게 잃어버린 사람, 삶의 의지가 마모되어 없어진 사람, 그것은 시곗바늘이 없어진 시계 판과도 같은 것이다. 명희는 명빈의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것을 눈앞에 본다. 가는 시간의 슬픔보다 멈춰진 무의미한 시간이야말로 그것은 삶이 아닌 것이다.

 

 

 고민을 하던 '명희'는 도솔암으로 정양을 하러 떠남을 제안하게 되고, '소지감'과의 만남과 주변 지인들의 도솔암과의 인연 탓에 강남으로 벗 찾아가는 기분이 들어서인지, '명빈'은 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게 되고, '최상길'과 함께 도솔암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가족들의 혼인 제안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몽치'는 억척같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던 것인지, 연민이었던지 '모화' 에게 이끌리게 되고, 청혼을 하게 된다.

“얼매나 젺어봤다꼬…….”

  하다가 모화는 얼굴을 쳐들었다.

  “나는 남자한테 정이 떨어져부린 제집이오. 이대로 사는 기이 내 소원이오. 하지마는 이대로 살기가 너무 어럽어서,”

  잠시 동안 목이 메는 듯하다가,
  “세상 풍파 다 겪었는데 못할 말이 머 있겄소. 그라믄 기둥서방 노릇이나 해주소.”

  서슴없이 모화는 말했다.

35주차 미션 : 이번주 《토지》를 읽은 감상평

 조부들의 악행으로 죄인으로 살아가던 부모들의 그늘에서 평생을 살아가던 '조준구'와 '김평산'의 자손들은 또다른 인연으로 통영에서 연을 맺고 살아가게 되지만, 이전 기억을 자꾸만 들추게 되는 서로가 마냥 편하지 만은 않다. 그런데 '조준구'의 죽음을 통해서 이들은 이 인연의 의미가 대해서 되돌아 보게 된다.

 

‘이제는 끝이다!’

  그것은 어떤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이제는 끝난 거다!’

  자손으로 하여금 그들 조부들 죄의 핏자국을 닦게 하기, 씻게 하기 위하여 모든 우연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상가에 내걸린 등불, 영원히 떠나보낼 그 어둡고 음습하고, 운명을 지배했던 존재를, 뿌옇게 열리고 있는 하늘을 보며 영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끝까지 괴로워하던 '병수' 가족들을 보면 사필귀정 이라 하기도 뭣한 상황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을 있게 했던 1대 악인(?) 중 마지막 남은 인물이던 '조준구' 가 세상을 떠나버렸다. 홀가분하지않고 씁쓸함이 가득한 인물의 퇴장이다. 통쾌한 맛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실제 살아보면 느끼는 것 처럼, 내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나를 괴롭히는 이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단, 사실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