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4. 23:46ㆍ생각하기
- 박경리 작가 독서챌린지 토지6기
- 39주차 : 5부 5권 (토지 20) [5편] 2장. 합류 ~ [5편] 5장. 동천
동천(冬天). 12월 겨울 지금의 하늘이다. 날은 차디차게 춥고 바람은 불지만,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맑은 하늘. 왕성한 자연현상들이 일어나는 엔트로피가 높은 여름과 다르게 겨울은 움직임이 적지만, 많은 고민 끝에 일어나는 행동들은 많은 고민 후에 일어나는 것. 정갈하고 예리하고 그리고 무자비 할 수도 있다. 그런 冬天 아래에서 '서희'가 '양현'을 데리러 인천으로 향했다.
그동안 그의 영혼이 얼마나 깊이 앓았는지를 여실하게 나타낸 모습이었다.
“양현아, 아가.”
무릎을 맞대며 서희는 불렀다. 그도 초췌한 모습이었다.
“자식한테 이기는 부모는 없다.”
서희는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엄마!”
서희 무릎에 엎으러지며 양현은 소리 내어 울었다.
“집으로 가자.”
양현의 등을 쓸어주며 목메어 한다.
'며느리가 되었라' 했다가, 다시 딸이라 한다. 밖의 인물들 (덕희, 욱희, 덕희모...)은 누구도 이들의 이상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환국'과 '윤국' 에게도 애정을 쏟았으나, '양현'에 대한 '서희'의 감정은 '봉순'과의 의리를 넘어선 그 이상의 관계였다.
'영광'에게 받은 목도리를 인천 바다에 '양현'이 버려버린 걸 모른 채, 목도리 만이 그녀에게 남겨둔 유일한 것임을 깨닫고 이젠 그녀를 잊으려하지만, 만주에서 우연히 '상현'을 만나게 된다. '상현'은 이상하게 '영광'에게서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되고 동질적인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유대가 '기화'일지, '양현'일지 또는 각자의 마음이 향했던 이들이 모녀지간 이었음을 알지는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낀 것일까? 이와 마찬가지로 '영광' 또한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될 것임을 예감한다.
신록이 눈부신 강가 가로수를 따라 걷는다. 모든 일을 끝낸 것처럼 홀가분하기도 했고 새로운 일이 닥쳐올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만일 전쟁이 끝난다면 나는 조선으로 돌아갈까? 만일 소련군이 밀고 내려온다면 나는 어디메쯤에 가 있을까? 영원히 우리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상현 씨와 나는 가는 방향이 같을 수도 있다. 그분은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지?’
만주로 떠난 '영광'을 뒤로하고 '영선네'는 지리산으로 향한다. 전후 사정을 들은 '영선'은 오빠를 욕하지만 그녀는 그 이야기가 듣기 싫다. 다만, 멀리 떠난 자식이 건강하고 잘지내길 바랄 뿐이다. 그 바램이 그녀를 도솔암으로 향하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고지순한 애미들의 자식 사랑. 특히 장남 에 대한 그녀들의 사랑, 아니 지고지순함은 시간이 오래지난 지금. 내 어머니도 다를 바가 없다.
“아들이 둘이나 있음서 엄니가 절살이를 하다니, 생각할수록 오빠가 밉소. 그만치 바람을 잡아 댕깄이믄, 나이가 몇인데 자게 하고 접은 대로 하는고?”
“또 그 소리가? 치아라.”
“다 늙어서 이기이 멉니까?”
“절살이가 우때서? 저승에도 못 가고 떠도는 구신도 절 근처에서 법문 포시를 받으믄 넋이 저승으로 천도하게 된다 카는데 주야로 부처님 옆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일 기라고.”
“엄니가 무신 죄를 그리 많이 지었다고.”
“나날이 짓는 것이 죄라 안 카더나. 사람으로 태어난 기이 죄라, 나무관세음보살.”
39주차 미션 : 내가 예상해보는 《토지》의 결말을 포함한 감상평
《토지》 독서챌린지 를 하기 전 읽었던 그녀의 단편 소설들은 나름 현실적인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에, 전체 이야기의 5% 정도만이 남은 이 시점에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음이 걱정된다. 곧 '광복'이 되겠지만, 주인공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다양하고 다들 각자의 사연이 있음에 잘되었음 하는 이들도 있지만 꼭 벌을 받았음 하는 이들도 있으나, 세상사가 그렇듯 모두가 벌을 받지는 않으니 많은 아쉬움 속에 이야기가 마무리 될 것 같아 아쉬움이 가능한 저녁이다.